“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상대가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3초 만에 정해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순간의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대체로 외모겠지만 내 경우에는 목소리의 비중이 크다.
그렇다고 딱히 ‘이런 이런 목소리가 좋다’ 라는 건 없다.
굳이 예를 들라면 어쩔 수 없이 엘리엇 스미스, 도노반, 이규화 성우 정도를 꼽겠으나,
허스키해도 부드러워도 거칠어도 여려도 탁해도 맑아도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외모도 목소리도 타고난 것인데 그런 걸로 사람을 판단하다니,
불공평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글쎄, 똑같은 피아노라도 연주자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것과 흡사하지 않을까?
건반을 누르는 힘의 강약, 음을 선택하고 누르는 방식,
음과 음 사이의 공간, 거리, 여백, 여운, 무엇보다 연주자의 마음이다.
음악을 통해 우리가 듣게 되는 건.
외모도 그렇다. 어떤 눈빛으로 어디를 응시하는지,
다정한 말을 하는 입인지 투덜거리는 입이지,
주름이 생길까봐 잘 웃지 않는 눈인지 소소한 것에도 기뻐하며 활짝 웃는 눈인지,
기울이는 귀인지 닫힌 귀인지,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놀랍게도)3초 만에 닥쳐오는 것이다.”
-황경신 한뼘노트, ‘생각이 나서’ 中에-
진심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얼굴표정에, 눈빛에, 말 속에 센서처럼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느낌이라는 통로를 통해 들어옵니다.
사실은 진심이란 영혼 안에 들어 있어서 그것이 표출 될 때는
운동력이 있는 것입니다.
마음의 숨은 사람이라고도 하고 사람의 중심이라고도 합니다.
미련한 사람은 3초면 다 알아버리는데도, 쉽게 진심을 저버립니다.
해맑은 웃음, 지난 후에도 따뜻함이 식지 않는 손길,
나뭇가지 눈꽃처럼 사랑이 가득서린 눈빛은 진심이 투과된 열매들입니다.
자기애로 가득한 세상에 그런 사람이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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