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꿈을 안고 고향 제주에 내려왔지만,
사람들을 만날수록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풀이 죽어가던 시절이었다.
'오 년 뒤, 십 년 뒤에나 빛을 볼 일'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은 그나마 나은 축이었다.
'비싼 비행기 타고 제주까지 걸으러오겠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진짜 미친 짓을 벌이는 건 아닐까,
회의와 함께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렸다.
”서명숙의《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중에 나오는 글입니다
'제주 올레'길을 처음 낸 글쓴이의 심정이 나타난 글입니다.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올레 길 붐은
누군가의 지독한 회의와 외로움이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누군가는 올레처럼 첫 길을 내야만 합니다.
'미친 짓'이라는 비난도 회의도 썩 물리치고
5년, 10년은 물론 오십 년, 백 년 뒤에 빛을 볼 새 길을 내야 합니다.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해봅니다.
12, 120, 300의 비전을 품은 우리교회는
다른 교회 보다 성도에게 요구하는 훈련의 강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세상이 아직 포근한 대충신앙인은 왔다가도 곧 떠납니다.
그러나 진짜들이 모여 듭니다.
유행하는 복음이 아닌 영원한 복음으로 말입니다.
댓글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