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압니다.
지금은 그저
아무것도 없는 나무지만
언젠가 푸른 잎들로
반짝 일거라는 것을요
지금은 그저 겨울 벌판에
외로이 서 있는
발가벗은 나무지만
언젠가는 푸른 잎들로
지쳐 있는 당신의 눈을
시리게 할 거라는 것을요
우리의 꿈도
그 겨울나무와 같습니다.
비록 지금은 고단할 지라도 ...
『참 서툰 사람들』
겨울이 끝나고 봄의 문턱에 들어서면,
언제나처럼 우리 동네 한강변 오래된 아파트엔,
겨울의 모진 한파를 견딤도 모자란 것 마냥
오래된 나무들의 가지들이 잘려져 나갑니다.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다시 푸르름을 되찾은 유월에,
아주 오래 된 큰 나무 하나만은 잘려진 그대로입니다.
여름인데 겨울인 나무입니다.
가까이 가보니 몇 잎의 푸른 잎들이 돋아 있습니다.
마치 복음의 계절을 위해 26년을 기다리는,
저의 목회처럼 말입니다.
금방이라도 눈부실 만큼 앞을 피울 것 같은 큰 나무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을 상징하는,
너는 복음 나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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