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무게만큼
운영자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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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의 처마 끝을 싸고 도는
편안한 곡선 하나 가지고 싶다.
뾰족한 생각들 하나씩 내려놓고
마침내 닳고 닳아 모서리가 없어진
냇가의 돌멩이처럼
둥글고 싶다.
지나온 길 문득
돌아보게 되는 순간
부끄러움으로 구겨지지 않는
정직한 주름살 몇 개
가지고 싶다
- 김선경, ‘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
세월의 무게만큼 ‘모남’이 깎이고,
닳아 없어진 그런 얼굴이고 싶습니다.
물처럼 낮은 곳도 동그라미도, 세모도, 골짜기도, 고랑마음도
모두 채울 수 있는 넉넉함이 있으면 싶습니다.
한 사람이 그곳에 있어 그 공간에 따뜻함이 흐르고,
바라보는 시선이 마음을 맑게 하는 그런 눈빛이면 좋겠습니다.
눈가에 새겨진 주름마저 순수를 주는
그런 웃음이었으면 싶습니다.
하나님의 신이 가슴을 채우고,
마음이 전심으로 하나님을 향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떠올리는, 내면이 채워진 사람이었으면 싶습니다.
돌아보면 오래된 좋은 친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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