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
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
달밤에 배꽃 지듯
흩날리며 사라졌던
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
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
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
- 이해인, ‘여행길에서’ -
삶은 집을 찾아서 가는 여행입니다.
순례의 여행길 마치고 마침내
천국 집으로 간 어머니를 보내며
저는 아직 남은 삶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10시간을 가는 선교지,
그곳에서 만난 이들.
하루도 채 지나기 전에 정이 들어버리는 것.
본향 집을 가는 동안의 행복입니다.
은혜가 만들어 낸 짙은 교제를 뒤로하며
천부께서 내 영혼 더러 ‘그만 오라’ 하시는
내 인생 여정의 노을이 지기 전까지는
걷고 또 걷는 이 길.
마지막 호흡이 다 할 때까지
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
감사하고 싶습니다.
부유 때문에 드리는 감사가 아닌,
감사 때문에 부유해지는 오늘이었으면 싶습니다.
돌아오는 길의 노을이,
유독 말을 걸어오는 감사로 지는 하루입니다.
댓글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