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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노래
운영자 2018-12-09 추천 0 댓글 0 조회 459

앙드레 지드는 사철이 더운 아프리카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탐스럽게 피어 있는 꽃들을 보고 황홀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것은 사철이 뚜렷이 있는 나라의 꽃들보다 훨씬 컸고 건강해

보였으며 원색적인 것이었다.

흡족하기만 하고 부족함이 없는 태양 아래에서 한 번도 추위에

떨어본 적이 없는 꽃들의 표정으로부터 그는 낙원을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드는 얼마 안 되어 그 열대의 꽃들에게 실망하고 말았다.

언제 어디에서나 쉴 새 없이 피어나는 꽃은 이를 계속 보아온

사람들에게 아무런 변화도 느낄 수 없게 했다.

어디에 가나 녹색만을 배경으로 하여 피어 있는 꽃들은

그저 요란하기만 할 뿐 은근한 미소와 감정의 여운이 없었다.

거기에는 꽃이 핀다는 감격이 없다.

핀다는 것은 침묵이 있었다는 것이다.

핀다는 것은 피기 전에 죽음과도 같은 아픔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나기 위해서는 칠흑 같은 어둠이 있어야 하고,

사방으로 닫혀 진 벽의 답답함이 있어야 하며,

아무도 모르는 인고의 세월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겨울을 모르는 열대의 꽃은 한 떨기 꽃이 개화하는

기적의 승리를 모른다. 겨울은 절망처럼 보이나 절망이 아닌

격렬한 자기 확인이며 탐색이다. 나에게는 지금이 겨울인가.

 

겨울은 왜 있는가?

대지는 왜 돌처럼 얼어붙어야 하는가?

나는 왜 아파해야 하고 울어야만 하는가?

기적을 건져내기 위해서이다.

감격을 알기 위해서이다.

 

수액을 품어 올리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기도한다면 그것은

나의 품에 가득히 안길 기적과 감격의 봄을 잉태할 것이다.

 

얼어붙은 나의 마음에도 봄이 오고 있다.

나의 기도를 타고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인생의 겨울이 있는 까닭은, 그 겨울에도 노래 할 수 있음은

내가 부를 봄의 축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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