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주는 사람
운영자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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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 이맘 때쯤
새들의 아침은 점점 빨라지고
노래 소리는 커져만 간다.
아직 봄인데
우리네 아침 일상은
푸석함이 흔함으로 가득하다.
물 없어
말라버린 화초처럼
무표정의 얼굴로 일상을 향해 걸어가는
출근 길,
마주치는 수 많은 사람들
AI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편리함은 있어도
언어도, 관계도
기계처럼 건조하기만 하다.
모두가 구멍 뚫린
마음 빈공간을
가진 채로 살아가고 있는 듯
남은 커녕, 온통
자신을 돌아보기도
벅차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겨우내 시들었던
화초를 햇볕 잘드는
서재 창가에 놓으니 생기가 돌 듯
잎이 돋고 색깔이 윤기가 난다.
요즈음 나의 기도는
살아가는 날 동안
햇볕 주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사람이 있듯
누군가가 원하는
그런 사람이 되는 것
마르지 않는 샘처럼
복잡함으로 찾아가면
평안을 경험하고
어떤 때는 나 보다도 나를
더 잘 아는 듯
헤아려주고
슬픔 날이면
불쑥 찾아가도
마음을 보듬어 주는
그런 사람 말이다.
도저히 가망 없는
난처한 사람들을 보면
요즈음 내마음에는
하나의 소리가 울린다.
살아야지.
살려야지.
부활의 그늘 덮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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