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많은 은혜를 주셨습니다. 다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짧게나마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 같이 나눕니다.
먼저 ‘존재론’ 강의에서 받은 은혜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의 정체성은 내 ‘직업’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지위’나 ‘달란트’, 심지어 ‘소명’마저도 내 정체성이 될 수 없다는 말씀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 중 한 가지는 확고한 소명을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소명을 잘못 이해하다 보니 그동안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소명을 이루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자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제 뜻대로 되지 않자 저 스스로 제가 존재가치가 적은 사람처럼 여겨지곤 했습니다.
존재론 강의에서 목사님께서 ‘목사라는 지위조차 나의 정체성이 될 수 없다’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저의 소명에 대한 오해가 깨졌습니다. 물론 소명은 크리스천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에 앞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그분과 교제하고 그분 안에서 나란 존재의 의미를 찾는 데에는, 그저 ‘나 자신’과 ‘저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이면 충분하다라는 점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소명, 성취, 열매, 헌신보다도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그냥 나’라는 점이 깊은 은혜로 다가왔습니다.
두 번째로 나누고 싶은 은혜는 하나님께서 제 소명을 재확인시켜 주신 부분입니다. 마지막 강의 끝나고 기도할 때 목사님께서 제게 안수기도 해주시면서 이사야 9장 6절을 인용하셨습니다(“...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안수기도 끝나고 이 구절을 묵상하면서 기도하는데, 출애굽 2세대가 요단강을 건널 때 어깨에 법궤를 메고 900m 앞에서 먼저 요단강을 건너가는 제사장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백성들이 멀리 떨어진 제사장을 보고 가야할 방향을 알았던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지고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자가 되고자 하는 제 소명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신 것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구절로 확증시켜주시자 감사함이 밀려들어왔고, 마치 그동안 제가 소명을 좇아 지나온 시절들이 이 한구절로 귀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욱 마음에 담대함이 생겼고, 새로운 기름부음으로 제 길을 인도해주실 것에 대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기름을 부으시고 인도하시는 우리의 목자이신 하나님, 제직들이 걸어온 믿음의 여정, 교제 등 많은 은혜가 있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예비하시고 은혜를 부어주신 하나님과, 귀한 말씀으로 풍성한 양식을 전해주신 목사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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